February 19, 2024
‘작품들의 색상(color)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예수님인물화( Jesus Christ )는 너무 감동적입니다’
여느 미술전시회에서나 작가들이 관람객으로부터 흔히 들을 수 있는 대화이다. 필자는 얼마전 연 개인전 (인물화, 반추상화, 추상화 작품 24점 전시)에서 시각장애인 미국인할머니 한 분이 보행안내를 받으며 작가인 필자에게 다가와 전하는 말이었다. 이어 보행안내를 하는분의 설명은 시작장애인은 자신의 언니이며 수년 전 후천성 시각장애인으로 시력을 완전히 잃기 전에는 그림감상을 무척 좋아했었으며 시력을 완전히 잃은 이후 미술전시회의 관람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자신이 시각장애인인 언니에게 필자의 이번 전시작품의 색상이며 형상을 상세히 말로 설명하여 주었더니 언니는 일반 관람객처럼 모든 전시작품을 즐겁게 감상했으며 너무 행복해 했다는 말이었다.
작품활동 수단으로 여러 번의 전시회를 열었던 필자는 시각장애인이 필자의 전시회에 관람왔다는 그자체가 처음이였기에 너무 놀랍고도 숙연함에 언니와 동생, 두 분에게 감사하다는 말만 연발하였고 이어 감사함에 보답하는 의미로 필자의 작품세계를 좀더 상세히 설명을 하여 드렸다. 시각장애인들이 촉감으로 그림의 형상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주는 미술작품감상 보조장치(Blind-touch)도 없는 상태에서의 작가와 시각장애인 관람객 간에 이루어진 이번의 대화는 그야말로 작은 기적이며 필자에게는 영원히 기억될 아름다운 이야기로 남았다.
시각장애인의 예술작품 감상을 돕기 위한 Blind-touch는 3D프린터를 이용하여 예술작품을 부조(relief) 형태로 제작해 손가락 끝으로 더듬어서 그림의 형태를 인지할 수 있으며,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부분에 대해 부가적으로 오디오 설명 및 주변 효과음을 제공하는 형태로도 구성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한 새로운 개념의 예술품 재현을 통해 완전장애인 뿐만 아니라 저시력 장애인에게도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3차원의 예술품 감상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한다.
Blind-touch
이와 유사한 접근방식으로 미국에서 개발된 Touch Graphics 의 Tactile Tablet은 터치 감지 그래픽으로 3D 모델에 통합된 NFC 태그를 기반으로 하고 착용식 NFC 판독기로 인쇄(부조 프린트)된 패턴을 감지하여 관람자가 손으로 작품 속에 있는 특정 물체를 만지면 해당 물체의 의미에 대한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Tactile Tablet- Touch Graphics
한국에서는 2007년 제정된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마련되어 장애인이 문화·예술시설을 이용하고 문화·예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도록 하였다. 장애인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법 제도는 마련되어있으나, 시각 위주의 전시문화로 인해 미술전시회를 한 번도 관람하지 못한 시각장애인의 비율이 96%에 이른다는 2014년도 조사결과도 있다.
최근 한국의 제철기업인 포스코와 경북도청이 공동주최로 포스아트(PosART)의 ‘철 만난 예술, 옛 그림과의 대화’; 전시회(조선시대 명화 56점이 출품) 행사를 열었다.
포스아트는 부식에 강한 철판에 수 차례 반복적으로 물감층을 쌓아 올리는 적층 인쇄 기법으로, 시각장애인들이 촉감으로 그림의 형상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후천성 시각장애인경우 미술작품에 대해 말로 설명해주면 그 이미지를 그려내기가 가능하다고 한다.
포스아트(PosART)의 조선시대 명화[몽유도원도]
모든 시각장애인이 미술전시회 관람 등 문화생활을 향유하고 싶지만 시각 위주의 문화예술 개최 및 관람 환경으로 인해 시각장애인에게는 그 장벽이 더더욱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러한 환경 아래 시각장애인의 미술전시회의 작품감상을 돕기 위한 보조장치인 Blind-touch가 미술전시회의 장소에 널리 보급되어 보다 많은 시각장애인이 미술작품 감상을 향유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Jae Hwang (서양화가·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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