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아: 이달의 꽃과 나무] 서리대비

남가주의 12월은 날씨에 대해 예측하기 어렵다.  겨울이긴 하지만 어떤 때에는 크리스마스와 정월 초하룻날 사이에 여름 날씨를 연상시키는 힛웨이브가 오기도 한다.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은 서리에 대비해 연약한 식물들을 보호해야 하면서 동시에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고온과 건조, 바람 등에 대비해 물주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내륙지역에 사는 경우라면 한낮에 햇빛이 쨍쨍하다고 마음놓고 있어서는 안된다.  밤이 되면 갑자기 얼음이 어는 추위가 닥쳐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만일 겨울철에 서리가 내리는 지역에 산다면 열대식물과 추위에 약한 식물들은 처마 밑이나 나무 밑, 방 가까이에 옮길 수 있는 것들은 옮겨두고 멀치(Mulch)를 덮어 뿌리를 보호해야 한다. 적당량의 물을 받은 식물은 추운 날씨를 더 잘 이겨낼 수 있으므로 물 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플루메리아와 그 밖에 실내식물로 자라다 잠시 밖에 두었던 일부 열대식물은 겨울동안 실내에 들여놓도록 한다. 빛이 밝은 곳이나 걸러진 햇빛이 있는 곳에 두고 물을 많이 줄 필요는 없지만 완전히 마르게 하지는 않도록 한다. 플루메리아는 반휴면기에 들어가 잎이 모두 떨어지게 되는데 떨어지지 않고 남아있는 것이 있으면 손으로 떼어내고 실내에 들여놓는다.  봄이 되어 바깥으로 내놓으면 다시 잎이 나온다.
겨울 정원을 위해 쿨시즌 꽃을 일찍 심었는데 아직 꽃이 피지 않는다면 내륙 지역이라 밤 기온이 낮아져 늦어지는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라면 시간이 좀 지나고나면 늦게라도 꽃이 피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여러 가지 식물들을 심어보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우리 집 정원에서 가장 잘 자라는 게 무엇인지를 찾아낼 수 있다.

 

사진설명(왼쪽 위부터):하든 버기아, 캐롤라이나 재스민, 핑크 재스민(사진=Top Tropicals Nursery)

 

겨울에 꽃피는 ‘덩굴 트리오’

덩굴식물은 혼자 똑바로 서지 못하고 어디엔가 기대어 자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줄기가 감아 돌면서 올라가기도 하고 줄기 끝이 곡선을 이루는 등 부드럽고 친근한 느낌을 주는 식물이다.  우리가 어려서부터 많이 보았고 가장 가까이 느끼는 덩굴식물의 대표적인 꽃이 나팔꽃이다.    아름다운 꽃과 향기가 있으면서 겨울 정원에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덩굴식물로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아 어느 정원에 심어도 좋은 덩굴 식물 트리오가 캐롤라이나 재스민(Carolina Jessamine), 핑크 재스민(Pink Jasmine-Jasminum polyanthum), 하든버기아(Hardenbergia violacea)등 세 개다. 세 개 모두 기르기 쉽고 한번 심어놓으면 해마다 겨울이면 꽃이 피어 정원을 아름답게 장식해 준다.
캐롤라이나 재스민은 미국 동남부 지역의 토착식물로 관목처럼 생겼으면서 감아 돌면서 올라가는 덩굴로 20피트까지 풍성하게 자라는 상록수다.  잎은 윤기나는 밝은 녹색으로 1인치에서 4인치 정도 길이다. 꽃은 1인치 길이의 관처럼 생긴 노란색으로 부드러운 향기가 있다. 늦겨울에 피기 시작해 머지않아 봄이 온다는 소식을 전해주면서 이른 봄까지 피고 때로는 가을에도 띄엄띄엄 핀다. 가뭄에 강하고 성장이 빠르며 컨테이너에서도 잘 자란다. 온종일 햇빛이 있을 때 잘 자라고 부분 그늘에서도 자라지만 햇빛을 찾아 길다랗게 자란다.
강한 향기가 있는 핑크 재스민은 바깥쪽은 옅은 분홍빛이면서 흰색 나팔모양의 작은 꽃이 수천개 핀다. 꽃이 지고나서 시든 꽃을 없애주면 두 번째 다시 피는데 첫 번째만큼 화려하지는 않다. 초여름에 전체적으로 가지를 많이 쳐내어 다음해 겨울에 다시 많은 꽃이 피게 한다.
하든버기아는 오스트랠리아 토착식물로 스윗피 꽃처럼 생긴 보랏빛 작은 꽃이 가지를 따라 여러 개가 핀다. 전체적인 모양이 우아한 상록 덩굴로 낮은 담쟁이나 체인, 철조망 등을 덮는데 좋다. 가볍고 물이 잘 빠지는 흙과 온종일 햇빛이 비치거나 부분 그늘에서 잘 자란다. 다음해에 건강한 꽃을 보기 위해서는 꽃이 지고나서 가지치기를 많이 해준다.
고영아(언론인, 조경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