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초보농부…흙과 부대끼는 삶 즐겨

leeyisoon이이순씨가 매실나무 아래 심어진 도라지 밭을 돌보고 있다. 아래 사진은 애완용 닭을 들고 있는 모습.

yisoonwithhen[이석현 이순씨 부부]

한인 많이 사는 모습 보고
즉석에서 결정하고 이사
도라지 배추에 닭도 키워 

“라스베가스를 오갈 때 우리는 15번 주변 사막 땅에 아무도 살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한인들이 이렇게 많이 사는 줄 뒤늦게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지난 2월, 결혼 기념일을 맞아 필랜에 놀러 왔다가 이 곳에 반해서 일주일 만에 땅 구입을 결정하고 지난 6월에 이사왔습니다.”

이씨 부부는 전 주인이 관리했던 매실나무, 비닐하우스 등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정착했다. 이사 온 경력은 짧지만 검정 고무신에 몸빼바지를 입은 이순씨의 모습은 영락없는 오래된 시골 아낙이다.

“그저 즐기러 왔는데, 이곳 저곳 손을 대다보니 돈이 꽤 들어갑니다. 그래서 도라지, 계란, 김치 장사를 부업으로 합니다. 농사 지을려면 밑천이 있어야 해요.” 머릿속 구상을 따라가다 보니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이순씨는 그래도 농사가 좋아서 신이 난다.

남편 이석현(73)씨도 흙 예찬론자다. “디스크 수술 후 힘이 들었는데, 풀을 뽑고 흙과 대화하며 사니 행복합니다. 주변에서는 시골에서 나와 이제 도시에서 살아야할 나이에 촌으로 들어간다고 만류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또 술 친구들을 자주 못만날까 망서렸는데, 막상 들어와 보니 좋습니다.”

또 일을 거들어 주던 19세의 히스패닉을 아들로 입양하여 대학에 보낼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거라지를 개조하여 거처할 집을 만들어 주고 본인이 원하는 의대에 진학시키기 위해 공부를 독려하는 중이다. 친 자녀 셋도 흔쾌히 승낙했다. 이 모두가 기쁜 일이다.

이순씨는 예전에 볼리비아에서 살다가 자녀 교육 때문에 미국으로 왔지만, 삶의 질은 그 때가 훨씬 좋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시골에 들어온 지금도 행복하다. 좌충우돌하는 초보농부로. 물이 터지고 키우던 닭을 개가 모두 물어 죽여 속상하기도 하지만 450여 그루의 매실나무 사이에 심어진 도라지들 크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닭장을 고치고 최근에 닭을 새로 들여왔다. 배추, 알타리 등 야채를 먹여서 키운 무공해 계란을 싼 값에 판매도 한다. 특히 이순씨는 앞으로 애완용 닭을 키울 궁리를 하고 있다.

2.5에이커 부지에 크고 작은 비닐하우스 10여 동에서는 쪽파, 상추, 배추, 고추, 더덕, 참나물 등이 크고, 집 주변에는 올리브, 대추, 무화과, 쑥, 포도, 장미 등이 제풀에 쑥쑥 자란다.
문의: (213)265-2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