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달러로 행복을 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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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제02.jpg정운제씨가 자신이 제작한 도자기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위 사진). 그레이하운드 버스의 내부를 단장해서 소품 갤러리로 만들 예정이다.

[애플밸리 정운제씨]

시골에 산다고 농사만 지으란 법있나. 애플밸리의 야트막한 돌산 아래 터를 잡은 정운제(60)씨는 매일 행복하다. “한 달 생활비가 500달러도 안됩니다.” 음식 해먹는 걸 좋아하니 식사 걱정 없고, 디자인, 그림, 도자기 등 할 일은 많기 때문이다.

6년전 1에이커 땅에 딸린 허름한 집을 7만달러 주고 샀다. 집 이곳 저곳을 손보는 것도 재미진데다 아이들은 다 키웠고, 5년만 버티면 소셜연금이 나오는데 아둥바둥 살 필요가 있겠냐고 반문하는 그는 천상 자유인이다.

수박, 토마토, 호박, 상추, 고추 등 몇 포기씩 옹기종기 심어놓고 소나무 그늘 아래서 듣는 노래, 햇빛촌의 “유리창엔 비”는 그래서인지 더 운치있다.
“7만불에 이런 행복을 어디에서 얻겠습니까?”

최근 중고 그레이하운드 버스를 4000달러 주고 구입했다. “이거 굴러가는 차 입니다. 직접 끌고 왔어요.” 버스 겉에는 그림을 그리고 내부는 뜯어내고 작은 소품 갤러리를 만들 생각이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주얼리, 가구, 인테리어 등 다방면에 그 실력을 적용하고 있다.

도예가로 활동하는 70년대 인기 코미디언 권귀옥씨가 근래에 그의 집을 방문했다. 그의 집 코너 땅에 갤러리를 만들고 함께 전시하자고 의견일치를 보았다. “이 기획도 1~2년은 걸리겠지요.” 1~2년을 한 두 달처럼 말하는 그는 별 바쁜 기색이 없다. 장작을 때는 가마는 나무 값이 너무 많이 들어가 전기 가마를 솔라로 해결하려고 궁리 중이다.

“와이프는 동부에서 식당을 하는데 가끔 옵니다.” 카투사 주방에서 배운 실력으로 음식 솜씨가 수준 이상이라 끼니 해결은 문제없다. 오래 전 밸리에서 ‘HQ2’라는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다. 10여 년 전 피코와 알링톤의 5000스퀘어 피트 지하실에 그가 열었던 ‘아트 스페이스’는 예술인들의 아지트 역할을 하기도 했었다.

미국에 와서 13년간 테크니컬 일러스트레이션을 했다는 그는 음악에도 조예가 깊다. ”대학 다닐 때 DJ를 좀 했었지요.” 거라지를 꾸며서 만든 방에는 LP 원판이 가득하다. 그의 집에는 음식, 음악, 그림, 도자기, 앤틱 그리고 술이 있다. 보드카에 담근 5년 묵은 솔잎주에서 솔 향이 진하게 난다. 연락: (760)505-3778